선문(禪門)의 부도 스승이 곧 부처인 ‘조사불교’ 특징 선종 도입후 오늘날까지 이어져 국보 104호‘염거화상탑’ 우리나라 부도의 始源 희양산문 종조 ‘지증대사 적조탑’ 조화미 탁월 사진설명: 전흥법사염거화상탑(국보 제104호), 가지산문 도의(道義)스님의 제자 염거화상의 부도이다. 우리나라 부도의 시원적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찰에서 탑을 배치하는 데는 일정한 원칙이 있으나 부도의 경우는 절 앞이나 뒤쪽 적당한 곳에 부도전(浮屠殿)을 마련하고 그곳에 함께 모아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선문(禪門)의 종조(宗祖)나 고승대덕의 부도는 특별하게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 단독으로 세우기도 한다. 부도는 외형 장식이 소박한 것에서부터 화려한 것까지 그 격식과 장식이 매우 다양하다. 특히 선풍(禪風)이 강했던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에 이르는 기간에 건립된 부도는 장식 문양이 풍부하고 화려하며 조각 솜씨 또한 뛰어나 우리나라 석조미술의 백미로 꼽힌다. 이와 같은 웅건하고 예술적인 부도가 탄생한 배후에는 스승의 생애와 행적을 기리려는 문도(門徒)들의 정성과 고승(高僧)에 대한 신앙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선종이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전래된 후 신라 말 고려 초에 9개의 문파(門派)가 형성되었는데, 그것은 도의(道義)의 가지산문(迦智山門), 홍척(洪陟)의 실상산문(實相山門), 혜철(惠哲)의 동리산문(桐裏山門), 도윤(道允)의 사자산문(獅子山門), 낭혜(朗慧)의 성주산문(聖住山門), 범일(梵日)의 사굴산문(山門), 지증(智證)의 희양산문(曦陽山門), 현욱(玄昱)의 봉림산문(鳳林山門), 이엄(利嚴)의 수미산문(須彌山門)이다. 가지산문은 840년(문성왕 2) 당나라에서 귀국한 보조선사 체징(體澄)스님이 도의국사를 종조(宗祖)로 삼아 개산(開山)하였다. 가지산문은 형철(逈徹)스님 등 800여 명의 제자를 배출함으로써 도의국사의 남종선(南宗禪)을 일으켰다. 가지산파는 도의스님을 제1대 조(祖)로 하고 염거(廉居)스님을 제2대 조로, 체징스님을 제3대 조로 하고 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전흥법사염거화상사리탑(국보 제104호)이 도의국사의 제자 염거스님의 부도로서 우리나라 부도의 시원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도 내에서 발견된 금동제 탑지(塔誌)에 의해 이 부도가 통일신라 문성왕 6년(844)에 조성된 것이 밝혀졌다. 부도는 기단과 탑신, 지붕의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붕의 윗부분은 목조건물의 지붕형태를 충실히 모방하였다. 대석과 탑신 각 부분에 향로, 연꽃, 천부상(天部像), 사천왕상, 문비, 사자 등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전체적으로 단아함과 우아한 기품을 잃지 않고 있는 부도이다. 실상산문은 신라 말 홍척(洪陟)스님의 맥을 이어, 수철(秀澈)스님이 전라북도 남원시 지실사(현 실상사)에 개창한 산문이다. 지실사가 실상사로 불린 것은 고려 초의 일이며, 홍척스님의 시호인 실상선정국사에서 비롯한 것으로 짐작된다. 홍척스님은 도의스님과 거의 같은 시기에 남종선법을 퍼뜨렸으며, 계보는 수철스님으로 이어졌다. 수철스님은 신라 진성여왕 7년(893)에 77세로 입적하였는데, 왕은 그의 시호를 ‘수철화상’으로, 탑 이름을 ‘능가보월’로 하도록 했다. 실상사 경내에 현존하고 있는 부도가 바로 수철화상의 부도인데, 신라 석조부도의 전형적인 양식인 8각의 평면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기단과 탑신부에 운룡, 사자, 연꽃, 문비, 신장 등 각종 장식문양이 베풀어져 있다. 이 부도의 조형은 전흥법사염거화상사리탑(국보 제104호)을 연상케 할 만큼 잘 정돈되어 있고, 아래 위의 균형도 아름다운 비례를 보여서 수려한 기품을 보여준다. 옥개석은 목조건축의 지붕 양식을 충실히 모방하였다. 동리산문은 신라시대 때 혜철스님이 전남 곡성의 대안사(大安寺)에 개창한 산문이다. 사찰 영역 뒤쪽 높은 대위에 세워져 있는 대안사적인선사조륜청정탑(보물 제273호)이 혜철스님의 사리를 봉안한 부도이다. 현존하는 부도 중에는 상륜부가 없는 것이 많은데, 이 부도의 상륜부는 앙화, 복발, 보륜, 보주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옥개석은 밑면에는 서까래를, 윗면에는 기왓골과 막새기와까지 표현하여 목조건축의 지붕양식을 사실적으로 나타냈다. 각 부분의 조각은 매우 자세하게 새겨져있어 사실적인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으며, 탑신은 낮은 편이나 온후한 기품을 지니고 있다. 사자산문은 신라 말 도윤스님의 제자 절중(折中)스님이 강원도 영월군 흥녕선원(興寧禪院:현 법흥사)에 개창한 산문이다. 금강산 장담사에서 절중스님에게 법을 전한 도윤스님은 화순지역의 아름다운 산수에 이끌려 절을 짓게 되는데, ‘쌍봉’인 그의 호를 따서 ‘쌍봉사’라 불렀다. 경문왕 8년(868) 71세로 이 절에서 입적하니, 왕은 ‘철감’이라는 시호를 내리어 탑과 비를 세우도록 하였다. 현존하는 쌍봉사철감선사탑(국보 제57호)이 바로 도윤스님의 부도인데, 특기할만한 것은 가릉빈가, 사천왕, 비천, 신장 등 각종 장식문양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탑신 두리기둥에서 엔타시스 수법을 , 옥개 추녀 끝 막새에서 연화문 조각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능숙한 표현 기법은 당대 조각의 대표로 꼽힐 만하다. 성주산문은 통일신라 말 무염(無染)스님이 충남 보령시 성주사(聖住寺)에 개창한 산문이다. 성주산문에서는 2,000여 명이라는 당대 최대의 제자를 배출하였다고 한다. 현재 성주사 터에 무염스님의 탑비가 남아 있는데, 성주사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국보 제8호)가 그것이다. 무염스님의 부도는 없으나 무염스님에게 수학한 대경대사의 부도(보물 제351호)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경역에 옮겨져 있다. 대경대사는 통일신라 경문왕 2년(862)에 태어나 9세 때 출가하였으며, 19세에 승려가 지켜야 할 계율을 받았다. 그 후 교리보다는 참선에 뜻을 두어 성주사의 무염대사에게서 수행하기도 했다. 사굴산문은 신라 말 범일스님이 강원 강릉시 굴산사에서 개창한 산문이다.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사에서 선종을 다시 일으킨 지눌(知訥)스님을 배출하여, 가지산문과 함께 고려 중엽에 구산선문의 맥을 이었다.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있는 굴산사지부도(보물 제85호)가 범일 국사(國師)의 사리를 모신 탑이다. 이 부도도 다른 부도와 마찬가지로 중대석에 각종 문양이 장식되어 있는데, 운문, 공양상, 비천 등이 전면에 걸쳐 입체적으로 양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옥개석이 상대적으로 큰 감이 있어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쉽다. 희양산문은 경북 문경군 희양산 봉암사를 근거지로 하고 있다. 이 절을 창건한 지선(智詵)스님이 882년에 입적하자 신라의 왕은 ‘지증’이라는 시호를 내리고, 탑 이름을‘적조’라 하도록 했다. 봉암사지증대사적조탑(보물 제137호)이 지증대사의 사리를 모신 부도이다. 각 부분에 가릉빈가. 사천왕, 보개.보주.영락으로 장식된 사리함, 공양상, 주악상 등 아름다운 장식이 베풀어져 있는데, 모두 세밀하면서도 유연한 표현 기법을 모여주고 있다.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장식미와 아울러 각 부위의 조화와 통일됨이 다른 것과 비견할 수 없는 걸작이다. 끝으로 봉림산파는 신라 헌덕왕 때 당)나라에 가서 장경(章敬)스님의 법을 이은 현욱(玄昱)스님이 신라로 돌아와 고달사에서 선법(禪法)을 크게 폈다.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고달사는 통일신라시대 경덕왕 23년(764)에 창건된 절로, 고려 광종 이후에는 왕들의 보호를 받아 큰 사찰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기도 했다. 현재 고달사지에는 주인공이 누구 인지 알 수 없는 고달사지부도(국보 제4호)와 고달사지원종대사혜진탑(보물 제7호)이 남아 있다. 고달사지부도는 팔각 원당형 부도 중에서 굴지의 명작 중 하나로, 상륜부만 완전하지 않을 뿐 각부가 완전하게 남아 있다. 특히 중대석을 장식하고 있는 네 마리 용과 구름문양 조각은 솜씨가 웅건하고 조각 솜씨가 대담하다. 거의 원형을 이루고 있는 중대석 표면에 새겨진 두 마리의 거북은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사실감이 느껴진다. 각 거북을 사이에 두고 네 마리의 용을 새겨 두었으며, 나머지 공간에는 구름무늬로 가득 채웠다. 고달사지원종대사혜진탑에도 용과 거북이가 중대석에 조각되어 있으며, 탑신에는 문비와 사천왕이 새겨져 있다. 각 부분의 비례와 조화가 우수한 부도 작품이다. 이밖에 도선국사의 부도로 알려진 구례 연곡사동부도(국보 제53호)와 북부도(국보 제54호), 법천사지광국사현묘탑(국보 제101호)(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정토사홍법국사실상탑(국보 제102호)(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룡사보각국사정혜원융탑(국보 제97호) 등 쟁쟁한 부도 작품들이 많이 있다. 허균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 출처;불교신문

*道窓스님***合掌 道窓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