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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글 올려주십시오.한발 다가서는 좋은 인연을 반깁니다.부처님은 밝은 마음에 복을 주십니다.
      작성자 道窓스님
      작성일 2008-05-26 (월) 09:29
      ㆍ조회: 533  
      문경 대승사 윤필암과 묘적암
       문경 대승사 윤필암과 묘적암

      천상의 네 부처가 내려 왔다는 사불암이 우뚝
      참선이 신선놀음? 하늘도 감동할 공덕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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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문경은 '기쁜 소식을 듣는 곳'(聞慶)곳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문경에 가면 왠지 마음이 설렙니다. 오늘은 어떤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런 마음에 응답하기로라도 하겠다는 것이었을까요. 문경 산북면 사불(四佛)산을 향해 차를 달리는데 숲 속에서 예쁜 노루 한 마리가 길 가운데로 나와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달밤이면 산정상에서 네 부처와 함께 뛰놀던 보살일까요, 나한일까요.  반갑다는 듯이 껑충 뛰어와 반긴 노루는 금세 꿈결인 듯 사라졌습니다.
       
      나무 하나 돌 하나도 정갈하게 한 데 어우러진 한 식구처럼 도열한 대승사 경내 왼쪽 숲엔 '우(牛)부도'가 있습니다. 절 중창 때 소리없이 짐을 실어 나르고 불사가 끝나자 몸을 벗어버렸던 소를 기린 부도입니다. 
       
      절집엔 백구도 도인 같은 침묵의 맛 즐기는 듯
       
      Untitled-8 copy.jpg절 아래쪽 텃밭에서 나이 든 한 보살님과 처사님이 채소밭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웅전 마당으로 올라가니 이번엔 백구가 다가왔습니다. 여느 개처럼 짓기보다는 마치 도인 같은 침묵의 맛을 즐기는 듯한 백구가 객을 안내한 곳은 선원장 철산 스님의 처소였습니다.
       
      의상대사의 동생으로 재가 도인인 윤필거사와 고려시대 신승(神僧) 나옹대사, 함허득통선사에 이어 근대엔 선의 중흥조 경허 선사를 비롯해 성철·청담·서암·금오·고암·향곡·월산 등 기라성 같은 선승들이 대승사에 심어놓은 선지를 개화시키기 위한 기운이 철산 스님의 방엔 가득했습니다.
       
      90년대 중반부터 천년고찰 대승사의 주지를 맡아 1년에 두 차례씩 생사심을 뚫고자 하는 선승들을 모아 '3·7일 용맹정진'(21일간 일체 잠을 자지 않고 오직 참선 정진만 하는 수행)을 이끈 그의 기상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고요한 얼굴에서도 짙고 검은 눈썹이 특히 힘찹니다. 그의 등 뒤 유리벽 너머로 그를 외호하는 사불산과 대승사의 당호들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불산은 애초 공덕(功德)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사불산이 된 연유가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습니다. 신라 진평왕 9년인 587년에 동서남북 사면에 부처 형상이 도드라진 큰 바위가 하늘에서 보자기에 싸여 떨어졌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때부터 네 부처가 하늘에서 하강했다 해서 사불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뒤 왕의 뜻을 받은 망명스님이 대승사를 세웠는데, 그가 입적에 들자 그의 무덤에선 연꽃 한 쌍이 솟아올랐다고 합니다. 하늘에선 부처가 하강하고, 땅에선 깨달음의 상징인 연꽃이 솟아오른 전설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대승사에 오면 그 고적하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에 반하게 됩니다.
       


      서방에게 첫날밤 소박 맞고 절에선 스님에게 단박에 구박 

      대승사 너머엔 새색시 같은 고운 자태를 감추고 있는 비구니선방 윤필암과 묘적암이 있습니다. 모두 대승사 산내 암자들입니다. 묘적암에서 보니 사불석이 건너편 산등성이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윤필암에서 30여분 산을 타고 올라 사불바위에 오르니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듯 아래 바위와는 분리된 비석 같은 바위의 앞뒤 좌우에 불상이 도드라져 있었습니다. 바로 삼국유사에도 나와 있는 사불바위입니다. 이 사면 불 바위에서 바라보니 대승사 산내 암자인 묘적암과 윤필암이 마치 동화 속 집처럼 숲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 선방의 하나인 윤필암은 윤필거사가 창립한 사찰입니다. 이곳은 만공선사의 제자로 비구니 선맥을 연 법희 선사와 본공·인홍 등 내로라하는 비구니 선승들이 거쳐간 곳입니다. 지금도 매년 여름, 겨울 안거 때면 20여명의 선객들이 참선 수행을 하는 대표적인 비구니 참선 도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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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필암은 정갈한 비구니들의 살림살이가 느껴질 만큼 경내가 깨끗하게 정돈되었습니다. 깊은 골짜기에 있는 음터인데도 불구하고, 비구니 스님들의 정성에 의해 아주 양명한 기운이 느껴질 만큼 빛이 났습니다.
        
      윤필암은 비구니 도인으로 알려진 선경 스님이 90년대 중반 열반 전까지 머문 곳이기도 합니다. 선경 스님은 일자무식에 얼굴까지 박색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19살에 시집을 갔지만 첫날밤에 서방으로부터 소박을 맞았다고 합니다. 그 후 충남 공주 마곡사 영은암에 출가했는데, 예산 수덕사 견성암에 가면 비구니들도 참선을 공부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수덕사로 만공 선사를 찾아가 "화두를 달라"고 했답니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만공은 "네까짓게 무슨 공부냐"면서 "일이나 하라"고 공양간으로 보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선방에 보내 공부를 시키면서 자기는 부엌데기로 부려먹기만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Untitled-3 copy.jpg그러다 선경 스님은 견성암에 이어 두번째로 비구니 선방을 연 이곳 윤필암까지 찾아와 대승사 조실 스님에게 "화두를 달라"고 졸랐다고 합니다. 그러자 선경 스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대승사 조실 스님도 "네까짓게 무슨 공부냐"면서 "일이나 하라"고 하더랍니다. 그렇게 구박을 당하면서 사정사정해 겨우 선방에 앉게 된 선경 스님은 "시집가서 서방에게 첫날밤에 소박맞은 이래 절에서도 끊임 없이 구박만 받는 것이 너무도 서러워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소리 내어 울면 천신만고 끝에 들어간 선방에서 남의 공부를 방해한다 해서 쫓겨날까 두려워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손수건을 빨래 짜듯이 짜내면서 눈물을 흘렀다고 합니다.

      오만했던 전생의 업 고스란히 물림 받아 "네까짓게 무슨…"
       
      그렇게 일주일 가량 눈물을 쏟은 뒤 어느날 하얀 종이 같은 것에 까만 글씨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자무식인 선경 스님이 그 글자를 알 리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그 글자에 대한 의문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절로 그 글자가 화두가 된 것입니다. 그렇게 화두에 일심을 모은 며칠 뒤 그의 기억의 필름에 전생이 훤하게 비쳤다고 합니다.
       
      그는 전생에 속리산 법주사에서 살았는데, 아주 지식이 출중하고, 잘 생긴 비구 스님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용모와 지식을 뽐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네까짓게 뭘 알아!"라고 힐난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파계했던 그 비구 스님은 열반 직전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모든 진리는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라는 화두를 참구했는데, 선경 스님의 기억 필름 속에 그 화두가 나타났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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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경 스님의 전생을 내다봤던 만공선사와 대승사 조실 스님이 당시 스스로 전생의 업을 깨닫도록 하기 위해 전생에 그가 사용하던 말투대로 "네까짓게 무슨 공부야!"라며 힐난했다는 것입니다.
       
      선경 스님이 열반 때까지 머문 윤필암의 백미는 사불전입니다. 사불전엔 불상이 모셔져 있지 않습니다. 대신 통유리 너머로 산 정상에 서 있는 사면석불을 향해 예불을 올립니다. 이 사불전에서 1천일 기도 중인 한 비구니 스님은 "밤에 기도를 하다 보면, 모든 소나무들이 사면석불을 향해 예배를 하고 있다"면서 "신묘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마당의 풀 베었더니 "어찌 내 벗들을 다 쫓아버렸느냐"며 질책
       
      윤필암보다 높은 곳에 있는 묘적암 가는 길은 철산 스님이 직접 안내해주었습니다. 묘적암에선 하안거(여름 집중 수행)를 앞두고 상우 스님, 일중 스님, 일향 스님 등 세 스님이 안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오래도록 고여 있어 더러워진 우물 청소를 했습니다. 우물 옆에 보니 바가지에 도롱뇽과 올챙이 수십마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샘에서 살던 이들을 산 아래 도랑과 논에 놓아주려고 담아두었다고 했답니다. 한 생명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도반으로 여기는 이들이 바로 나옹의 후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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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적암에서 살았던 나옹이 암자를 비운 사이 누군가 와서 오래도록 기다리다가 나옹을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마당의 풀을 모두 베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돌아온 나옹이 칭찬은커녕 "어찌 내 벗들을 다 쫓아버렸느냐"며 오히려 질책했습니다. "풀이 없으면 내 벗인 여치와 매미와 메뚜기도 이곳을 떠날 것이 아니냐"고 했다는 것입니다. 대승사에선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만물이 '대승(大乘·큰수레)'에 함께 타고 부처로 화현하고 있습니다.
       
      Untitled-2 copy.jpg다시 묘적암 뒷쪽으로 산길을 20여분 오르니 멀리 절경들이 한눈 아래 보이는 바위 절벽에 말안장 바위가 있었습니다. 나옹이 앉아 참선을 하던 이 바위는 일부러 조각한 말안장 같습니다. 아랫마을사람들은 말안장 바위에 앉아 참선하는 선승을 보고 "신선놀음을 한다"면서 도끼와 괭이를 들고 와 바위를 깨버렸다고 합니다. 그 뒤 마을에 재앙이 계속되자 다시 붙여놓았다는 안장바위엔 붙인 자국이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누가 선승의 참선을 신선놀음이라 했던가요. '3·7일 용맹정진'을 이끌면서도 직접 장작불로 도자기를 구워내고, 차를 덖고, 죽염과 된장을 만들어내어 널리 보시하고, 보시함을 털어 인근의 가난한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면서도 오직 텃밭에서 가꾼 상추 한 쌈에도 신선 같은 미소를 머금은 철산 스님에게 그 말은 오히려 어울릴지 모릅니다. 매달 대승사에 기도하러 온다는 한 판사는 "깊은 밤중에도 철산 스님이 주무시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참선하는 수십명의 선승들도 철산 스님의 노고를 보고는 잠시도 방만해질 수 없습니다. 얼마 전엔 3·7일 정진 중이던 선승이 깜빡 졸다가 머리를 탁자에 부딪혀 크게 찢어졌지만, 일단 절 밖으로 나가면 다시 선방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병원에 가지 않은 채 선방에서 바늘로 살을 꿔맨 채 목숨을 건 정진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대승사엔 이렇게 '네 부처(사불)'가 하늘에서 하강하기 전 하늘을 감동시킬 만큼 몰래 쌓은 대승보살의 '공덕'이 있습니다. 

      사불산/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동영상 이규호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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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5-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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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1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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